(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산에 차질을 빚기보다는 수요를 위축시켜 물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물가동향팀 박상우 과장, 강달현·남현우 조사역은 10일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BOK 이슈노트)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근원물가란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고자 작성하는 물가를 뜻한다.
연구진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추적하고자 근원물가를 구성하는 세부 품목을 코로나19 민감 품목과 비(非)민감 품목(의약품·담배·전월세·공동주택관리비 등)으로 나눈 뒤 민감 품목을 다시 수요 민감 품목(의류·음식서비스·호텔숙박료·항공료·단체여행비 등), 공급 민감 품목(피아노·손목시계·국산 승용차)으로 나눠 물가 상승률을 분석했다.
이때 근원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은 코로나 민감 물가 상승률과 비민감 물가 상승률의 합으로 볼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근원인플레이션(전년 동월 대비)은 올해 1월 0.8%였으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후 4월에는 0.1%로 0.7%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 민감 물가의 기여도는 0.5%p에서 -0.3%p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코로나 비민감 물가의 기여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0.3∼0.4%p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즉 코로나19 확산 이후 근원인플레이션 하락은 대부분 코로나 민감 물가의 상승률 둔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 민감 물가 상승률 둔화는 주로 수요 민감 물가의 상승률 둔화에 기인했다"며 "수요 민감 물가의 근원인플레이션 기여도는 올해 1월 0.5%p에서 4월 0.0%p로 줄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민감 물가의 근원인플레이션 기여도 감소 폭(0.8%p)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요 민감 물가 상승률 변화는 상품보다는 서비스 품목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향후 수요 민감 물가를 활용해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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