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1% 밑돌아…돼지고기 등 식품가격 하락이 주도
생산자 물가지수는 2.1% 하락…9개월 연속 감소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여 만에 처음으로 1%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중국의 CPI 상승률이 1%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7년 3월 0.9%를 기록한 뒤 처음이며, 이는 2009년 10월 CPI가 0.5% 하락한 뒤 1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지난달 CPI 상승률 시장 예상치는 0.8%였다.
올해 중국의 CPI 상승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식료품 공급 차질 여파 등으로 지난 1월 5.4%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9월에는 1.7%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특히 돼지고기를 포함한 식품 물가가 1.8% 하락하면서 CPI 상승률을 0.41%P 정도 끌어내렸다.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 가격은 그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왔는데, 지난달에는 수입 및 사육두수 증가 등에 따른 공급 확대로 2.8% 하락해 201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9월만 해도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5% 상승하는 등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었다.
CPI 상승률 하락에는 또 지난해 10월 CPI가 3.8%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끼쳤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코어 인플레이션은 0.5% 상승해 9월과 동일했다.
식품 이외 분야 가운데, 국경절 연휴 관광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항공권·숙박 물가가 각각 9.4%, 4.1% 상승했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1% 하락해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9월의 PPI 하락률 2.1%와 같은 것이며, 블룸버그의 시장 예상치인 1.9% 하락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PPI 하락은 중국의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11.4%로 19개월 새 최고치를 찍는 등 무역과 제조업 분야가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공업생산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원유 가격이 낮아진 것 등이 PPI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석유·천연가스 채굴비용과 연료 가공비용은 각각 9월 대비 4.9%, 1.6%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30.4%와 18.5% 하락한 것이다.
루팅 노무라증권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CPI 상승률 하락이 주로 돼지고기 가격 때문인 만큼, 중국이 현재 디플레이션이나 디스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돼지고기 변수를 제외하면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0.4%로 바닥을 찍고 이후 0.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ANZ 은행의 싱자오펑 이코노미스트는 "CPI와 PPI는 올해 4분기 낮은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코로나19 이후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데이비드 취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가격 하락으로 CPI 상승률이 지속해서 낮을 것이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마이너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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