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소식에 항공업계 기대감 '고조'…"화물 운송 준비"

입력 2020-11-10 16:01  

코로나 백신 소식에 항공업계 기대감 '고조'…"화물 운송 준비"
대한항공 '온도조절' 컨테이너 확보…아시아나, 백신 운송 절차 마련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 약 100억회분의 접종량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백신 품질 유지와 긴급성을 고려해 항공 화물 운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특수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19 백신 수송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대한항공[003490]은 최근 백신 수송을 위한 '온도조절' 컨테이너 업체 5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등의 의약품은 상온에 두면 변질 우려가 있어 운송과 보관 때 '콜드체인'(저온유통)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2~8도 저온 상태에서 보관돼야 하며, 백신 종류에 따라 영하 70도 이하로 보관되는 경우도 있다.
운송용 컨테이너는 물론 보관용 창고도 모두 온도 조절이 가능해야 백신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주가 컨테이너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항공사에 운송을 의뢰하지만, 대한항공은 컨테이너업체와 직계약을 체결해 온도조절 컨테이너 물량을 확보했다. 추후 컨테이너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화주가 별도의 온도조절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도, 대한항공에 직접 백신 운송을 의뢰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천872㎡ 규모의 신선 화물 보관시설(Cool Cargo Center)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공항 자사 화물터미널에 약 100t의 '온도조절'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천292㎡ 규모 냉장·냉동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속하고 안정적인 백신 보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백신 개발과 보급을 통해 여객 수요도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온도 조절이 가능한 850㎡ 규모의 냉동 창고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준비하는 TF를 구성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화물서비스터미널에 특수컨테이너 충전 시설 등을 확충했고, 백신 운송 표준 절차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분석해 운항 스케줄과 전세기 운항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을 위한 자격인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을 취득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백신 개발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전세계 18개 항공사뿐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물 운송 사업 비율이 낮아 당장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줄어든 여객 수송이 점차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대한항공 등 백신을 수송할 수 있는 극소수 항공사에 수혜가 집중되며 타항공사와 차별화되는 증익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백신 수송은 내년 화물 호조를 충분히 견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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