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IPO 중단에 웃고 있는 중국 은행주

입력 2020-11-10 17:02  

앤트그룹 IPO 중단에 웃고 있는 중국 은행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국 당국에 의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가 중단되고서 중국의 은행주들이 강세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인터넷 대출업체의 소액 금융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존 은행들이 수혜를 보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소비자 금융의 강자인 중국 초상은행(CMB)은 이달 들어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18% 상승했고 이날도 3.6%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앤트그룹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한 알리바바그룹은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앤트와 텐센트 등 중국의 핀테크 업체들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젊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소비자 금융 시장을 잠식해왔다.
아시아 최대 독립 투자 조사업체인 알레데이아 캐피털의 금융 부문 대표인 산제이 재인은 이번 규제 강화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기존 금융 체계 밖에서 나오는 수익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들은 그동안 정부에 핀테크 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해왔다.
중국 금융당국의 새 규정에 따르면 앤트 등 온라인 금융사는 개인 대출이 30만위안이나 3년간 평균 수입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이 다시 기업공개를 시도하더라도 기업 가치는 종전보다 훨씬 낮게 평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번 규제 강화는 단순히 앤트 그룹에 대한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민간 업체들이 금융 부문을 장악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에 의한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CNBC는 미국의 유명 투자가인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창업자 마크 모비우스가 최근 자사 주최 화상 콘펀런스에서 앤트그룹의 기업공개 중단은 시대의 징후라며 "중국 정부가 통제 불능이 되도록 놔둘수 없다고 자각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테크놀로지 산업을 더 규제하려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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