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스타이어 등 하마평…WSJ "과거 정부보다는 영향력 작을듯"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베팅'한 월스트리트의 거물급 후원자들이 차기 행정부에 입성할지 주목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을 도운 월가 후원자들이 차기 행정부 하마평에 오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금융업자들만큼 정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월가 후원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문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월가에서 가장 저명한 흑인 인사 중 하나인 로저 퍼거슨이 장관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 출신인 그는 2008년부터 금융서비스사 TIAA-CREF에서 1조달러 이상의 은퇴연금 등을 운용 중이다.
이번 대선 기간을 통틀어 민주당에 가장 많은 금액(6천700만달러)을 기부한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는 차기 정부의 환경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공직을 맡을 수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직접 뛰어들었던 스타이어는 중도 사퇴 후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면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모건스탠리 고위 임원으로 바이든 후보를 공개 지지해온 톰 니데스도 차기 정부에서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검토되는 인사 중 하나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그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외교 관련 고위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이 WSJ에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을 지낸 제프리 지엔츠, 빌 클린턴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각각 백악관과 재무부에서 일한 제이크 시워트도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엔츠는 이미 바이든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39세의 나이로 골드만삭스 임원으로 활약 중인 마거릿 아나두는 경제정책 분야에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월가 인사들의 영향력이 예년만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민주당 내 '안티 월가' 성향의 진보 진영이 견제 역할을 하고, 바이든 당선인 본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철을 따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 거리를 둘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브리지파크 어드바이저를 운영하는 투자은행가 스테판 셀리그는 WSJ에 "월가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작은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2016년 대선 때 후원자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로버트 머서가 트럼프 대통령과 휴가를 같이 보낼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고, 블랙스톤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통화하면서 경제정책 등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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