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일부 인사 '엄호성' 발언…"해스펠 지지 신호"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대선 결과에 불복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다음 '해고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주목받아온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해 공화당 인사들이 잇따라 '엄호성' 발언을 내놔 배경이 주목된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해스펠 국장을 별도로 만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공화당이 해스펠 국장 지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약 20분간 해스펠 국장과 만났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평소 '갱 오브 에잇'(Gang of Eight)이라고 불리는 의회지도부과 함께 정보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곤 하지만 이날 해스펠 국장과의 만남은 이와는 별도로 이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만남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해스펠 국장에 대해 지지 신호를 발신하는 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NYT와 더힐은 평가했다.
11·3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부정선거 주장과 함께 승복을 거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를 계기로 해스펠 국장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함께 다음 해고 대상이 될 것이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증폭된 상태다.
해스펠 국장은 2016년 대선 당시의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문건의 기밀 해제에 반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그동안 같은 켄터키주 출신인 해스펠 국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해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해스펠 국장에 대한 2018년 인준청문회 당시 "그녀는 착실함과 재능, 경험을 보여줬다"면서 훌륭한 인선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또 2018년 켄터키주 루이빌대학의 '매코널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이 직접 해스펠 국장을 소개하기도 했었다.
공화당 인사들 가운데 일부는 해스펠 국장에 대한 옹호성 발언을 쏟아냈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위원장 대리인 공화당의 마크 루비오(플로리다주) 의원은 해스펠 국장이 해임될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 의견을 묻는다면 그녀는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이어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면서도 "그녀가 남아있는 것이 기관(CIA)의 안정성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이자 매코널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공화당의 존 코닌(텍사스) 의원은 해스펠 국장이 해임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닌 의원은 해스펠 국장과 레이 FBI 국장이 계속 자리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훌륭한 공직자이고, 국가를 위해서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해왔다"고 평가했다.
해스펠 국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해스펠 국장은 매코널 원내대표와의 면담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해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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