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기업들 신기술 개발에…쫓기는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

입력 2020-11-1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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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기업들 신기술 개발에…쫓기는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DR5' 개발 성공하고 마이크론은 '176단 낸드' 양산
1위 삼성전자 "둘 다 내년 양산 차질없이 진행중"이라지만 속내 불편
SK의 인텔 낸드 인수로 메모리 지각변동 불가피…업계 "시장 지배는 투자와 품질"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선도기업들의 차세대 제품 기술력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D램과 낸드 플래시 1위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며 후발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이 무섭게 치고 나오는 형국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낸드플래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기술력으로 마이크론이 개발한 176단 낸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 시판하고 있는 최고 사양의 128단 낸드보다 앞서는 기술이다.
마이크론은 보도자료에서 "176단 낸드는 경쟁사 대비 적층 수가 40%가량 높고, 이전 세대의 대용량 3D 낸드와 비교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성능은 35% 이상 향상됐으며 동급 최고의 경쟁 제품보다 사이즈는 30%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낸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종전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 개발을 진행 중인데 양산 시점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낸드 시장 4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차세대 낸드 양산에 성공하면서 이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 입장에서 자존심에 금이 가는 상황이 됐다. 삼성은 7세대 낸드의 단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176단의 4차원(4D) 낸드를 개발 중이며, 내년에 새로운 낸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생산 경쟁에서는 D램 2위인 SK하이닉스가 치고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1.8배 향상한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공개했다.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들에 샘플을 제공해 다양한 테스트와 동작 검증, 호환성 검증까지 마쳤다는 설명이다.
물론 SK하이닉스의 DDR5는 당장 양산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고성능의 DDR5를 채용할 수 있는 CPU(중앙처리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기술력이 있어도 시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D램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인텔 등과 협의하며 차세대 DDR5 개발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DDR5가 탑재 가능한 CPU는 2022년이나 돼야 출시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D램과 낸드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날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톱티어' 간 기술력 격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메모리 시장의 왕좌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도 쫓기는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최근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 결정으로 약점으로 지적됐던 낸드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추격이 가능해지면서 내년 메모리 시장 재편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낸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9%이며 키옥시아가 19.0%, 웨스턴 디지털 13.8%, 마이크론 11.1%, SK하이닉스 9.9%, 인텔 9.5% 순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하면 단숨에 점유율이 20%까지 늘면서 삼성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른다.
특히 앞으로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기술력을 앞세워 현재 1위인 삼성전자를 제칠 가능성도 있다. 내년부터 낸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누가 먼저 앞선 기술력을 공개해 분위기를 선점하느냐를 놓고 홍보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수율(양품률) 등 품질 경쟁력과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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