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라이 전사자 550명"…전면 내전 우려 속 에티오피아 수도서 폭발 사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에서 내전에 준하는 사태가 남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인접국 수단은 최고 20만 명의 난민 입국에 대비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병력 사이 교전이 치열한 가운데 수단 관리들은 이미 6천 명의 에티오피아인이 월경해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티그라이 지역에는 빵가게 앞에 긴 줄이 서고 수단과 국경에는 긴급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흩어져 있다고 수단내 유엔 인도주의 구호 담당자인 사자드 무함마드 사지드가 AP에 밝혔다.
그는 티그라이 지역에 200만 명 가까운 주민이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연료와 식량 등 인도주의 접근을 가능한 한 빨리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티그라이 지역은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군 캠프 피습을 이유로 현지에 연방군을 투입하고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일주일째 통신이 차단돼 있다.
중앙정부와 맞서고 있는 지역정부 TPLF는 군 캠프를 공격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느 쪽이 먼저 도발했는지는 외부의 접근이 안돼 현재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국영방송 파나는 연방군이 티그라이 '극단주의자' 550명을 사살하고 29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연방군 피해 규모도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티그라이와 연방군 간 교전이 '국가 대 국가'간 전쟁에 준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웃나라 에리트레아와 전쟁때 병력이 주로 주둔했던 티그라이 자체 병력 규모는 25만 명에 가깝고 에티오피아 기계화사단 6개중 4개가 이곳에 위치해있다. 티그라이에 있던 에티오피아 북부사령부는 현재 TPLF 수중에 있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총리는 아프리카연합(AU), 영국 등이 즉각 휴전과 평화회담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문제라면서 중재를 거부하고 있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그는 티그라이 무장을 해제하고 '불법적' TPLF 지도부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까지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군사작전이 오래가지 않고 티그라이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티그라이와 접한 암하라 지역 민병대가 연방군과 함께 '토벌' 작전에 투입되면서 종족간 내전으로 비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티그라이 남쪽에 있는 암하라는 수십 개 종족 지역간 연합체인 에티오피아 인구 1억1천만에서 두번째로 큰 종족이다. 2018년 암하라의 반정부 시위를 등에 업고 아비는 총리직에 올랐다.
티그라이는 인구 약 500만 명밖에 안되지만 1991년 사회주의 데르그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정치를 좌우해오다가 아비 총리 집권 이후 소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암하라는 티그라이에 자신들의 토지를 빼앗겼다는 구원을 갖고 있으며 이번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티그라이 서부도 수십년 묵은 토지 분규 대상이다.
이런 가운데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11일 교량 아래 폭발물이 터져 한 명이 부상했다. 폭발이 티그라이 사태와 연관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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