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개선문 무명용사비 찾아 헌화…오후에는 이장 기념식 주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제1차 세계대전을 온몸으로 경험하며 글로 기록한 프랑스 작가 모리스 준부아(1890∼1980)가 사후 40년 만에 팡테옹으로 이장된다.
프랑스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2주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오후 6시 프랑스를 빛낸 위인들이 잠들어있는 팡테옹으로 준부아의 유해를 옮기는 기념식을 거행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준부아의 손자 등 소수의 인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일간 르몽드 등이 전했다.
준부아는 1914년 8월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동원됐다가 1915년 4월 적군이 쏜 총탄에 맞아 전역했고, 이후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꾹꾹 눌러 담은 회고록 5편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 회고록들은 1949년 '14인'(Ceux de 14)이라는 제목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엮여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파리 라탱지구에 우뚝 솟아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팡테옹은 빅토르 위고,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앙드레 말로, 퀴리 부인과 같은 위인들이 묻혀 있는 국립묘지다.
팡테옹으로 안장 내지는 이장을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프랑스 대통령의 몫이지만 2009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이 작가 알베르 카뮈의 유해를 옮기려 했다가 유족의 반대로 무산된 적도 있다.
준부아의 팡테옹 이장은 애초 지난해로 예정됐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 도중 전사한 무명용사를 개선문 아래에 안장한 지 100주년이 되는 올해로 행사를 연기했다.
이날로부터 꼭 100년 전인 1920년 11월 11일 개선문 아래에는 서부 전선에서 발견된, 이름도 성도 알지 못하는 프랑스군의 유해가 묻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제1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린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조르주 클레망소 동상과 개선문 아래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대통령의 헌화 후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조국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잃은 프랑스군 20명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호명됐다.
이 자리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부 장관 등이 동행했으며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등도 참석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