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등 여야 의원 7명 일본 방문…내일 스가 총리 면담 추진
스가 정권 발족 후 첫 만남…도쿄올림픽 교류 특위 등 제안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일 양국 국회의원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취임 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대면 회의를 열고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자는 의견을 표명했다.
한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단체인 한일의원연맹과 일본의 자매단체 격인 일한의원연맹은 12일 오후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한일의원연맹·일한의원연맹 합동 간사회를 열고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한일 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인한 갈등이 경제·안보로까지 비화했다"고 안타까움을 표명하고서 "정치권이 할 일은 이렇게 한일 현안이 어려울수록 발상을 좀 바꾸는 것"이라고 모두 발언했다.
그는 "양국 국민 간 이해를 높이고 불신의 폭을 줄여서 현안을 양국의 정상이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이 협력하도록 두 의원연맹이 도쿄올림픽 교류 협력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내년 초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신년 교류회를 계기로 한국 국회의원이 일본을 방문할 때 양국 지식인 세미나를 하자고 제안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못한 한일의원연맹과 일한의원연맹의 합동 총회를 연내에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에서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고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1998년 한일 공동파트너십 선언을 한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를 거론하며 한일 양국이 "대국적 견지에서 새로운 일한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할 수 있다면 고마운 일"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15일 체결할 전망인 것을 거론하고서 "일한 관계가 최근 수년의 움직임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우리만 뒤처지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일본과 한국,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경제에서도, 안전보장에서도 아시아의 전체, 세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새로운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는 김진표 의원 외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전혜숙·김한정 의원, 국민의힘 이채익·김석기·성일종 의원 등 국회의원 7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누카가 의원 외에 자민당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나카타니 겐(中谷元) 중의원 의원, 입헌민주당 하쿠 신쿤(白眞勳) 참의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일의원연맹 의원들은 13일 스가 총리와 면담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면담이 성사되면 징용 문제 등 현안에 관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들은 같은 날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및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를 면담하고 재일한국인연합회와도 만난다.
스가 정권 발족 후 한국 국회의원들이 일본은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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