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가나의 제리 존 롤링스 전 대통령이 7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나 매체 등에 따르면 그는 질환으로 한 주 전부터 입원해 있던 수도 아크라의 코를레부 대학병원에서 이날 아침 숨을 거뒀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롤링스 전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쿠데타로 집권해 19년간 강압적 군사정부를 이끌다가 가나에 민주적 통치를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1992년과 1996년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이후 헌법의 3차 연임 금지규정에 따라 2000년 대선에는 입후보하지 않았다.
최근 위헌 논란 속에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 다른 서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대선에서 3연임을 강행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1947년 가나인 어머니와 스코틀랜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국민들 사이에 약자인 'J.J'로 널리 알려진 롤링스 전 대통령은 1979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한 민간 지도자에게 정권을 잠시 이양했다가 2년 뒤 부패와 약체 정부를 이유로 2번째 쿠데타를 일으켜 재집권했다.
이어 1992년 부정선거 시비를 야기한 대선에서 첫 승리를 거뒀으나 그 후 민주적 선거로 찬사를 받은 96년 대선에서 55% 이상의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통치 초기 몇 년은 처형 등 탄압행위로 얼룩졌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방적 정치제도를 채택했다.
그는 또한 1980년대에 대대적 경제구조 개편으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지를 얻어내 가나 경제를 완만한 성장 가도로 진입시키는 한편 언론자유와 다당제 도입으로 국내 정치를 안정시켰다.
이에 따라 심지어 롤링스의 정적들까지 그가 조국에 이익을 가져왔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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