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싣고 우주정거장으로 비행…민간 우주운송 시대 본격화
우주선 이름은 '리질리언스'…코로나·경제침체 극복 의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한국 시간으로 15일 우주비행사 4명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린다.
스페이스X는 14일 밤 7시 49분(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15일 오전 9시 49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를 발사한다고 1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크루-1'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민간 우주 운송 시대를 여는 실전 무대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워 ISS로 보냈는데 성공했지만, 그때는 시험 비행이었다.
이번 발사는 NASA 인증 아래 우주비행사 4명을 ISS로 보내는 첫 공식 임무다.
따라서 우주선 발사가 성공하면 미국은 2011년 우주 왕복선 퇴역 이후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우주 비행사를 ISS로 보냈다가 지구로 다시 데려오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된다.
'리질리언스'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무사히 발사되면 지구를 여섯 바퀴 도는 과정을 거쳐 9시간 만에 ISS에 도착하게 된다.
우주 왕복비행 실전 무대에 투입된 4명의 주인공은 NASA 소속 우주선 선장 마이크 홉킨스(51),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 우주비행사다.
미 우주군 대령인 홉킨스는 이번 임무를 총지휘하며,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는 우주선 조종을 맡는다. 워커와 소이치는 우주선 작동 장치인 온보드 시스템을 담당한다.
이들은 ISS 도킹에 성공하면 6개월간 머물면서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진행하며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버는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ISS에 체류하는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NASA에 따르면 역대 흑인 우주비행사는 모두 17명으로, ISS에 승선해 임무를 수행한 사례는 아직 없다.
크루-1 승무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부터 인종차별에 따른 사회 불안과 경제 침체, 혼란스러운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올해 발생한 다양한 시련을 이겨낸다는 의미로 우주선 명칭을 '리질리언스'라고 지었다.
우주선 발사를 좌우할 남은 변수는 날씨다.
NASA는 일단 발사 당일 케네디 우주센터 주변의 날씨가 좋을 확률을 70%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남동부 지역에 상륙한 열대성 폭풍 '에타'가 발사 당일 미 동부 앞바다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NASA와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의 1단계 추진체 회수에 필요한 기상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질지를 분석하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주 주정부는 우주선 발사를 지켜보기 위해 발사장 주변에 최대 25만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방문객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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