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거대한 인터넷 공룡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대폭 강화하려는 민감한 시기,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텐센트 회장이 핵심 핀테크 계열사에서 스스로 손을 떼 중국 업계에서 무성한 관측을 낳고 있다.
15일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마 회장은 최근 텐센트의 핀테크 계열사인 차이푸통(財富通)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차이푸퉁은 텐센트가 운영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웨이신즈푸·微信支付)를 운영하는 회사다.
중국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위챗(微信)의 위력에 힘입어 위챗페이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와 더불어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처럼 차이푸퉁 역시 사업성이 매우 우수한 회사로 손꼽힌다.
마 회장의 차이푸퉁 대표직 사임 소식은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 당국이 자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을 전처럼 '방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비친 가운데 전해졌다.
다만 텐센트 측은 이번 대표 교체가 원래 계획된 회사의 자체 결정에 따른 것으로 이미 지난달 인민은행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 환경 대변환을 예고했다.
대형 인터넷 기업을 향한 반독점 규제 리스크가 돌출함에 따라 지난 10∼11일 이틀간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징둥, 샤오미 등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무려 2천600억달러(약 294조3천2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인과 관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공교롭게도 대형 인터넷 기업을 향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는 최근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의 도발적 정부 비판 이후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윈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되고 앤트그룹의 핵심 수입원인 소액 대출 규제가 강화됐으며 급기야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 규제 강화 방안까지 발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중단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직접 내린 결정이라고 이 문제에 정통한 중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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