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민스크·지방도시 등서…루카셴코 대통령은 여전히 사퇴 거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15일(현지시간)에도 야권 지지자들의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민스크 시내 북부 체르뱌코프 거리에 있는 '개혁광장'에선 이날 지난 11일 야권 시위 과정에서 경찰 폭행으로 사망한 31세의 로만 본다롄코를 기리는 추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요원들은 처음에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다 이후 참가자 체포에 나섰다.
시내 서쪽 푸쉬킨역 근처에서도 지난 8월 시위에서 숨진 알렉산드르 타라이콥스키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렸으며, 역시 폭동진압부대 오몬(OMON) 요원 등이 배치돼 최루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킨 뒤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벨라루스 보안기관은 이날 시위에 앞서 민스크 시내로 대규모 병력과 장갑차 등의 군용장비들을 배치했다. 시위가 예상되는 지역 근처의 14개 지하철역은 일시 폐쇄됐다.
민스크 외에 다른 지방 도시들에서도 저항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인권단체 '베스나'(봄)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민스크를 포함한 전국에서 502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으며 그 수가 계속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자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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