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외교가 "바이든 측과 대화 채널 여는데 중요한 역할" 평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마우톤 모우랑 부통령의 실용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우랑 부통령은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연결고리가 돼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성 출신인 모우랑 부통령은 해리스 당선인과 가까워지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으며, 첫 번째 접촉은 해리스 당선인에 대한 축하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주요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외교관들은 모우랑 부통령을 보우소나루 정부에 참여한 정치군인 가운데 가장 실용적인 인사로 평가하면서, 바이든 당선인 측과 대화 채널을 여는 데 그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모우랑 부통령은 브라질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의 승리가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모우랑 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모우랑 부통령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으며, 2022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다른 군 출신 인사를 러닝메이트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우랑 부통령도 이런 분위기를 인식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있으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치인 아들들과 극우 지지 세력은 그가 현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비난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우랑 부통령은 트위터에 올릴 해리스 당선인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하는 즉시 이를 트위터에 올릴 예정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그의 재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대선 결과가 바이든의 승리로 굳어진 뒤에는 지금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의 외교관은 중국도 인정한 미국 대선 결과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브라질을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고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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