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재계 미 대선 후 첫 만남…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촉구(종합)

입력 2020-11-17 15:06  

한미 재계 미 대선 후 첫 만남…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촉구(종합)
전경련, 32차 한미재계회의 개최…한미동맹 중요성·집단소송 문제 공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과 미국 경제계 인사들은 미 대선 이후 처음 열린 한미재계회의에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을 촉구했다.
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환경 개선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7일 한미 간 최상위 민간 경제협력채널인 한미재계회의 32차 총회의 개회식을 열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과 미국 측 참석자를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개최됐다. 한국에서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참석자들이 모였다.
'한미 통상관계 심화와 경제성장·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선 한미 통상현안 해소 방안과 한국판 뉴딜·디지털경제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력과제들이 논의됐다.
미 대선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엔 양국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 측에선 변재일 한미의회외교포럼 회장·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윤태식 기재부 차관보가, 미국 측에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코델 헐 미 상무부 산업·안보 부장관 대행이 참석했다.
또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005380], SK, 대한항공[003490], 아마존, 3M 등 양국 기업 관계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허창수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70년간 이어진 한미동맹 덕분에 양국이 긴밀한 경제협력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19로 중요성이 커진 디지털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 통상 현안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국 참석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을 제한하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국제통상질서를 저해하고 한미경제동맹을 위협한다는 점에서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작년 척 그래슬리 재무위원장이 232조 관세와 관련해 대통령의 무제한적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을 추진했지만 흐지부지됐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232조를 활용해 부과된 관세를 변경 혹은 철폐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 자동차 업계는 아직 232조와 관련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슬리 의원이 다시 232조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과 경제계의 우려를 덜 수 있도록 전경련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에서 도입 논의가 이뤄지는 집단소송법과 관련해 한국 측은 기업 경영·투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우려를 표시했고, 미국 측도 자국 집단소송제의 문제점을 공유했다.
미국 측 참석자는 "미국에서 2005년 이후 상당히 많은 집단소송에서 부정이 발생했고, 남소도 큰 문제가 됐다"면서 "변호사들만 수백억 달러를 챙겨가는 등 집단소송은 소비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집단소송법의 오류가 한국에서 반복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참석자들은 출국 전 사전검사와 역학조사의 통합적 운영을 해 기업인의 국제이동 후 자가 격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양국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제32차 한미재계회의 공동성명서는 오는 18일 채택된다.
한편 한미재계회의 둘째 날인 18일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미산업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윤태식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이 '한국판 뉴딜'과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를 소개한다. 최근 경제계 화두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한국 SK와 미국 3M의 사례 발표도 이어진다.
아울러 한미재계회의 6대 위원장이었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공로패 전달식도 열린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미 대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경제인 회의인 만큼 양국 정부와 경제인의 호응이 높았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미국 지지를 끌어내는 등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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