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추태 빈축…페북 미온대응 도마 위로
페북, 비판 쏟아지자 "혐오발언 게시글 90% 삭제" 항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다수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 해리스 당선인의 출신이나 피부색, 성별을 지목하는 혐오발언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인도와 자메이카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미국 헌정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된다.
페이스북에서는 해리스 당선인의 출신을 두고 "미국 국적이 없다", "인도로 추방해야 한다"는 글이 목격되고 있다.
민주당원치고는 "덜 검다"고 비하하거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합성한 사진과 함께 이름을 바꿔 조롱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게다가 해리스 당선인 관련 선정적인 사진을 올리거나 여성 혐오적 발언을 퍼붓는 글까지 눈에 띄었다.
한 미디어 감시 단체의 관계자는 4천여 명, 1천여 명씩 가입된 이들 페이지에 대해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를 선동하는 데에 혈안이 돼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이 중 혐오 발언과 관련된 게시물 90%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이들 페이지 자체에 대해서는 사용 정지 등 처분을 내리지 않자 "최소한의 대처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진보 성향 언론 감시기구인 '미디어 매터스'의 앤젤로 카루슨은 "게시물이 신고된 후에야 삭제하는 페이스북의 정책은 공허하기만 하다"면서 "제삼자가 올린 게시물은 신고가 되기 전까지 페이스북의 조치를 피해 그대로 게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이스북은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가 벌어지던 지난 6월 혐오 발언 게시물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가 글로벌 기업들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에 부딪히자, 사과하고 적극적으로 조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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