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미중 갈등 지속되면 1차대전 수준 재앙될 것"

입력 2020-11-17 11:49   수정 2020-11-17 11:55

키신저 "미중 갈등 지속되면 1차대전 수준 재앙될 것"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충돌 안돼…코로나19 대응이 대화 시작점 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미국 외교의 거두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97) 전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중 군사 갈등을 피하려면 와해된 양국간 대화 라인을 신속하게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개최한 '신경제 포럼'(Bloomberg New Economy Forum)에 참석해 "미국과 중국이 협력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세계는 1차 대전과 유사한 재앙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중 양국은 극단적인 대결 구도로 가고 있는데, 현대 군사기술은 이런 위기를 "과거보다 훨씬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닉슨 행정부 시절이던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신분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미중 수교에 핵심역할을 했다.
그는 1973년 남베트남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조건으로 베트남전 휴전 협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중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도 만나는 등 대화를 통한 미중 갈등 완화를 강조해왔다.

키신저 전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미중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코로나19 위협에서 현재까지 각국이 자체적으로 대응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세계적인 협력하에 나올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올해 홍콩 사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면서 "양측이 다른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군사적 충돌은 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각국 지도자를 대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인사가 만나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키신저는 "양국이 이견이 있다"면서 "양측이 상대방의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며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완화하고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정책 의제를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5G 기술,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주의, 홍콩 사태 등 분야에서의 중국과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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