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미국 겨냥 "일방주의·보호주의에 함께 대처해야"
라브로프 "중러 관계 빠른 속도로 발전…극단주의 배격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 차기 대통령에 조 바이든이 당선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1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전화 통화에서 이런 입장에 한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당선 후 중러 외교장관간 첫 통화라는 점에서 바이든 시대에도 미국 견제를 위한 중러간 전략적 연대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정치 경제 및 국제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 협력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양국은 다자주의와 국제 공평 및 정의를 함께 수호하며 국제 규칙을 지키고 코로나19 국제 방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안정에 역할을 했다"면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맞서 양국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코로나19 사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양국 관계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고위급 교류 및 과학 기술 협력 등을 강화해 새로운 성과를 거두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등 다자간 협력기구를 통한 협력을 지지하면서 "일부 국가의 극단주의 행동을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양국 외교장관의 통화는 바이든 당선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향후 더욱 거세질 미국의 압박에 대비해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지난 17일 중러 투자 협력위원회 영상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과 더불어 양국 간 투자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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