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서 하객 83명 중 32명 감염
멕시코·UAE·인도서도 '슈퍼전파자 행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결혼식이 무섭다. 하객의 절반가량이 감염될 줄은 몰랐다."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미케일라 비숍의 결혼식에는 83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약 20일이 지난 현재, 이들 중 비숍 본인과 남편을 포함해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각국 보건 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며 대규모 실내 행사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참석자들이 대체로 방역 수칙에 소홀한 탓에 결혼식이 '슈퍼전파자 행사'가 돼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미국 워싱턴주에선 하객 300명이 참석한 결혼식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현재까지 최소 17명이 확진됐다.
앞서 주 당국이 결혼식 하객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했지만 식 당일엔 그 10배에 달하는 사람이 몰렸다.
지난달엔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도 결혼식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주 당국이 50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는데도 이 결혼식에 하객 91명이 참석해 결국 5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WP에 따르면 이후 하객과 접촉한 약 159명이 자택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8월 메인주에선 하객 65명이 참석한 결혼식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현재까지 무려 176명 이상이 확진됐고 7명이 사망했다.
메인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하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아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감염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결혼식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에선 지난달 바하칼리포르니아주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10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 결혼식엔 300명가량의 하객이 참석해, 하객 셋 중 하나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보건 당국은 결혼식장에서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등 보건 규정이 전혀 준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50인 이상 집합 급지 규정 역시 무시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도 지난 7월 결혼식장 한 곳에서 2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같은 달 27일 UAE 보건당국은 당일 신규 확진자 264명 중 감염 경로가 결혼식과 장례식으로 파악된 환자가 47명이라고 밝히며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인도에서도 결혼식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수도 뉴델리 당국이 앞서 200명으로 늘렸던 하객 인원 제한을 이날 다시 50명으로 줄였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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