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언론인 가운데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보도했던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62)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날조된 기사를 썼다고 자신을 비방해온 일본 우익 인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관련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제2소법정(재판장 간노 히로유키·菅野博之)은 19일 우에무라 씨가 자신의 위안부 관련 기사를 허위라고 비방해온 일본 우익 언론인 사쿠라이 요시코(75) 씨 등을 상대로 사죄광고 게재와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청구를 기각해 1,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진보 성향 잡지인 '슈칸 긴요비'(週刊 金曜日) 발행인 겸 사장인 우에무라 씨는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인 1991년 8월 11일 자 지면을 통해 위안부로 끌려갔던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폭로했다.
그가 당시 쓴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전 조선인 종군 위안부 전후 반세기 만에 무거운 입을 열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잠복해 있던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간의 외교 쟁점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피고 측인 사쿠라이 씨는 우에무라 씨가 기사 내용에서 일제의 여자정신근로령에 따른 '여자정신대'(女子挺身隊)와 위안부를 관련지어 보도하는 등 일부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이에 우에무라 씨는 2015년 사쿠라이 씨의 허위 주장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고 가족까지 우익세력의 위협에 노출됐다며 삿포로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사쿠라이 씨와 그의 주장을 다룬 주간 신초(新潮) 등 3개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우에무라 씨는 사쿠라이 씨가 본인을 상대로 확인 취재를 거치지 않은 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방성 주장을 폈다고 강조했다.
삿포로지방법원은 그러나 2018년 11월 1심 판결에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이라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우에무라 씨는 올 2월 있었던 항소심 판결에서도 자신의 청구가 기각되자 상고했지만 끝내 승소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우에무라 씨는 잡지사 문예춘추(文芸春秋)와 레이타쿠(麗澤)대학의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객원교수를 상대로 도쿄지법에 제기했던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도 2심까지 패소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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