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수감사절 앞 공항 이용객 급증…여행자제령 무색

입력 2020-11-21 10:13   수정 2020-11-21 11:52

미국 추수감사절 앞 공항 이용객 급증…여행자제령 무색
"팬데믹 이후 처음 보는 광경"…"불안하지 않아" 반응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11월 넷째주 목요일)을 앞두고 각 공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고 시카고 N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 지자체와 연방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이동 자제를 당부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전 주말 시작 첫날인 이날, '미국 항공교통의 허브'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약 2m)를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섰다.
한 이용객은 "발권 창구 앞에서는 누구도 2m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려웠다. 기껏해야 50cm 정도 떨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NBC방송은 "오헤어공항의 오늘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보는 광경"이라고 전했다.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 주는 코로나19 확진율 급증을 이유로 지난 16일부터 가급적 집에 머물 것을 당부하는 '자택대피 권고령'(Stay-At-Home Advisory)을 내린 상태다. 이번 조치는 최소 30일간 유지된다.
또 시카고 시는 미국 46개 주와 미국령 2곳에 72시간 이상 머물다 온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14일 자가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일리노이 주는 20일부터 주 전역의 코로나19 복원 단계를 3단계로 후퇴시키고 재택근무·이동 자제·추수감사절 가족 모임 온라인 대체 등을 제안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9일 새로운 코로나19 안전지침을 통해 추수감사절을 포함한 연말 연휴 기간에 여행과 이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CDC 헨리 워크 국장은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20일 공항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연말 연휴 모임에서 부지불식간에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 항공국(CDA)은 "항공편 이용객들의 안전과 보안, 웰빙을 지키기 위해 공항 안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간 최소 2m 거리두기를 실천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공항 이용객들은 "항공 여행이 전혀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행전문 웹사이트 '더 포인츠 가이'(The Points Guy)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켈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항공편을 이용했으나 기내에서 직접 전염된 사례는 단 44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리노이 보건당국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이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미자동차협회(AAA)는 이번 추수감사절 이동 인구가 작년보다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추수감사절에는 미국인 5천500만여 명이 집에서부터 8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여행했다.
AAA에 따르면 자동차 여행객이 가장 많고, 항공 여행객이 그 뒤를 잇는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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