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가 곳곳에서 난관을 만난 가운데, 대선 캠프 측이 뚜렷한 근거 없이 음모론을 제기한 법률고문 시드니 파월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캠프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음모론 시각에서 '대선 부정' 주장을 한 파월이 트럼프 법무팀의 일원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 법무팀의 법률 고문인 루디 줄리아니와 제나 엘리스는 성명에서 "시드니 파월은 단독으로 변호사 활동을 한다. 그녀는 트럼프 법무팀의 일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파월이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파월은 앞서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거명했던 개인 변호사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그는 이후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Dominion Voting Systems)라는 회사가 만든 투표기에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지시로 베네수엘라에서 만든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 트럼프 법무팀 기자회견에도 동참했다.
당시 그는 대통령 당선이 수백∼수천 표가 아니라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넘어간 수백만 표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했다. 꼭 이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파월은 "그것이 '소방호스'를 타고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그런데 중앙정보국(CIA)은 이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를 무시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CIA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것을 얼마나 사용할지 궁금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파월은 이에 대해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파월이 음모론의 주체로 거론한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측도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부정했다.
현지 언론은 근거를 대지 못하는 파월의 주장을 '음모이론'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뚜렷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의혹을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78%는 우편투표에 부정이 개입했다고 보고, 72%는 민주당 성향의 선거관리 요원들이 개표에 관여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최근 워싱턴 DC에 모여 대선 불복 시위를 했던 공화당원들은 이런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측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제기한 선거 불복 소송이 기각된 뒤 하루 만에 이뤄진 트럼프 법무팀의 이번 발표에 대해 파월 측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일부 공화당원들도 트럼프 측의 잇따른 음모론적 부정 선거 주장이 미국의 선거 시스템 자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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