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 반중 기조 강화 전망" 中 정부 고문 발언 연일 보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는 경고음이 중국 내부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놓고 중국을 공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하며,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러한 중국 정부 고문들의 발언을 지난 22일에 이어 23일 이틀 연속 보도했다.
이날은 중국 정부 고문으로, 선전(深천<土+川>)에 있는 싱크탱크인 글로벌 및 당대 중국고등연구원 정융녠(鄭永年) 원장이 최근 광저우(廣州)의 한 포럼에서 한 발언을 소개했다.
정 원장은 "좋은 시절은 갔다"며 "지난 몇년간 미국의 냉전 매파들이 득세했고 그들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한 후 미국인들의 반중 정서를 이용할 것이라며 "미국 사회는 분열됐다. 바이든이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바이든)는 분명 매우 약한 대통령"이라며 "자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는 외교 전선에서 뭔가를 할 것이며 중국을 상대로 뭔가를 할 것"이라고 봤다.
정 원장은 "우리는 트럼프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신장시키는 데 관심이 없고 바이든은 그 반대라고 말하는데, 트럼프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 반대로 민주당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는 사업가이고 예측불가능하게 행동한다. 반면 바이든은 엘리트 경로를 밟고 예측 가능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는 비이성적으로 (중국에) 강경하고 바이든은 이성적으로 강경하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미국의 경제 개발 "신자유주의" 모델이 서방의 빈부격차를 넓히고 중산층의 몰락을 이끌었다면서, 미국이 이러한 자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기업가들이 지난 10여년 누렸던 '세계화'에 따른 혜택을 다시 기대하는 것은 순진하며, 미국의 부품에 의존했다가 제재가 내려지자 위기에 처한 화웨이를 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중미 간 기술 전쟁은 바이든이 취임하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확보해야하며 우리의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SCMP는 전날에는 중국이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가 나빠질 것에 대비해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 고문 정비젠(鄭必堅) 전 공산당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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