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22일(현지시간)에도 야권 지지자들의 선거 불복 시위가 벌어져 300명 이상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민스크와 일부 지방 도시들에서 대선 승리로 6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과 새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주말 시위가 16주째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민스크에선 수천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시내 여러 곳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이며 섬광탄 등을 이용해 진압에 나선 경찰과 충돌했다.
당국은 이날 시위에 앞서 아침부터 시내 주요 지점에 병력과 장비를 배치해 시위대 집결을 막았다. 지하철역 10곳은 잠정 폐쇄했다.
그로드노, 브레스트, 핀스크 등 지방 도시들에서도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인권 단체 '베스나'(봄)는 이날 전국에서 300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내무부는 시위 참가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민스크 외에 다른 도시들에선 제대로 된 시위가 없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자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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