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독일이 리비아 무기 금수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터키 화물선을 수색하자 터키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터키 외무부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명백하게 무기 금수 조항을 위반하지 않은 우리 선박을 몇 시간 동안 억류하고 선원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해에서 상선을 수색하기 전 해당 선박이 소속된 국가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수"라며 "리비아 무기 금수 조치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역시 이 의무를 준수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EU의 수색 작전은 합법적인 리비아 정부(GNA)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무부에 따르면 독일 함정 '함부르크'의 해병대가 전날 오후 5시 45분께 리비아 북부의 항구 도시 벵가지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진 해상에서 터키 화물선 '로셀린A'를 수색했다.
외무부는 로셀린A가 인도주의적 원조를 위해 페인트와 건축 자재를 리비아 미스라타 항으로 옮기던 중이었으며, 선장이 화물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독일 해병대가 배에 올라 선원을 억류하고 강제로 화물을 수색했다고 주장했다.
독일 해병대의 수색은 터키의 거부로 중단됐으며, 수색 종료 시까지 금지 물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서부 트리폴리 일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동부 군벌 세력인 리비아국민군(LNA) 세력으로 양분돼 내전 중이다.
터키는 이슬람주의를 내세운 GNA를 지지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프랑스·러시아 등은 동부 유전지대를 차지한 LNA를 지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리비아 사태 발생 직후인 2011년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단행했으며, EU는 동부 지중해에서 리비아 무기 금수 조치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해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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