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은닉소지 허가증 얻으려 보안관실에 200개 제공 약속"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의 보안 책임자가 아이패드 200개를 뇌물로 제공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CNBC·A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지방검사실은 이날 애플의 글로벌보안 책임자 토머스 모이어가 애플 직원들에게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CCW)을 얻어주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모이어는 4장의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을 받는 대가로 7만달러(약 7천800만원) 상당의 아이패드 200개를 보안관실에 주겠다고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이어는 애플에서 14년간 일해왔다.
모이어 측 변호인은 "모이어는 제기된 혐의와 관련해 무죄"라며 "재판 과정에서 석방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애플 역시 "우리는 모든 직원이 진실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며 "혐의를 알게 된 뒤 철저한 내부 조사를 벌였고, 어떤 범법 행위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본사 쿠퍼티노가 속한 샌타클래라 카운티 지방검사실은 지난해부터 이 카운티 보안관실이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을 뇌물과 정치적 기부금을 받아내는 데 사용해왔는지 조사를 벌여왔다.
지방검사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법률상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을 받으려면 타당한 사유와 총기 관련 교육과정 수료, 좋은 윤리적 품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하며 최종 결정권은 보안관에게 있다.
모이어 측 변호인은 "최종적으로 이번 사건은 카운티 보안관과 지방검사 간 오래되고 공공연한 분쟁에 관한 것이며, 모이어는 그 분쟁의 부수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지방검사실은 보안관실의 릭 성 부보안관 등이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을 쉽게 받게 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했다며 함께 기소했다.
다만 아이패드 제공 약속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샌타클래라 지방검사실이 보안관실에 대해 총기 은닉소지 허가증 기록을 찾기 위해 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무산됐다고 지방검사실은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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