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중국, 미국과 소통 강화로 안정적 미중 관계 의향"
전문가들 "바이든 지명 관료들 미중 관계 합리적 접근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안정을 기대하면서 소통과 협력 강화 의향을 드러냈다.
중국 관변 학자들도 바이든 당선인의 새로운 외교 안보팀이 미중 관계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길 기대한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는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바이든 차기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의 중국 압박 강도를 낮춰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블링컨의 국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기자 질의에 미국 내 정치에는 평론하지 않겠다면서도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은 중미 양국 및 인민의 근본 이익에 맞는다"면서 "이는 미국의 식견을 가진 인사들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이견을 통제해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중미 관계를 이끌어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당선인이 발탁한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의 과거 외교 업무 처리 경험을 볼 때 중국에 대해 훨씬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블링컨 지명자와 같은 미국의 베테랑 외교관들은 외교 문제에 대해 전통적인 민주당 접근법을 구사할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예측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인 댜오다밍(刀大明) 런민대 교수는 "블링컨 지명자의 과거 중국 관련 발언과 경력을 볼 때 현 트럼프 행정부보다 태도가 부드러워 향후 중미 관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외교 채널을 통한 소통을 추진하는 것도 향후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블링컨 지명자가 대만과 경제 관계 강화를 추구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중국에서 대만의 완전 분리는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2015년과 2016년에는 중국을 방문해 미중 전략 안보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중국 전문가는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만적인 대중국 대처법과 비교해 바이든 당선인은 훨씬 더 영리한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이것이 미중간 오랜 경쟁 관계 구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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