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C 리스크로 본입찰 흥행 저조…"'자금력 우위' 현대중이 유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홍국기 기자 =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에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이 참여했다.
반면 유력후보 중 하나였던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우발채무 리스크 등으로 막판 발을 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에 대한 본입찰을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숏리스트에는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유진그룹,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 글랜우드PE 등이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반면 유력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GS건설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들도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DICC 소송에 따른 우발부채 문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고 업계는 해석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인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DICC 기업공개(IPO)와 동반 매도 청구권 행사 무산 등에 따른 소송을 하고 있다.
법원이 1심은 두산인프라코어, 2심은 FI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내년 초로 예상된 대법원판결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8천억원~1조원 가량의 우발채무를 떠안게 된다.
또 두산인프라코어가 소송에서 이겨도 FI가 동반 매도 청구권을 행사하면 DICC를 팔아야 하는 위험도 있다.
이에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뒤 사업 부문만 매각해 인수기업에 DICC 우발 채무를 넘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후보 대부분이 이를 의심쩍어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충분하게 검토할 실사 자료 확보가 미흡했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도 DICC 소송 문제 등으로 실제 계약까지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입찰엔 응찰하지 않았지만 계속 실사 중"이라면서 "인수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최종 후보 기업들도 DIC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기업만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자금력이 뛰어난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 건설기계 분야에서의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동 딜러망 구축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의 '빅2' 체제로 재편되고, 세계 순위도 7위권으로 뛰어오른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내부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 인수시 동종기업 인수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보면 된다"면서 "다만 DICC 소송 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