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한진 지원방식, 공론화 안 거친 것 안타까워"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산업은행의 지원 방식이 상식을 벗어났다며 법원의 정의로운 판단을 희망한다고 25일 밝혔다.
강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산은의 지원방식을 두고 "기괴하고 이상한 구조"라고 평했다.
앞서 산은은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신주를 3자 배정 방식으로 취득해 한진 측에 자금을 공급하는 내용이 담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과거 산은은 출자전환이 아닌 이상 어떤 인수·합병(M&A) 사례에서도 직접 기업의 주식을 갖는 구조로 지원을 한 적이 없다"며 "산은이 투자은행(IB)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투자은행의 경우 인수·합병 딜 과정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직접 지분 투자를 병행하기도 하지만, 대출이 본연의 업무인 산은이 직접 지분투자 방식을 택한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결국 조원태 한진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게 아니고선 성립할 수 없는 딜 구조"라며 "그런데도 산은은 중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고 한숨지었다.
강 대표는 "시민단체에서 이번 딜과 관련한 비판 성명이 나오는 것도 뭔가 모종의 불편한 이면 합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특정 재벌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데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한다면 중국식 사회주의와 다를 바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는 게 당연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KCGI가 낸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에 희망을 걸었다.
그는 "법과 질서, 그리고 투자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라는 것을 재판부에서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25일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심문기일을 연다.
산은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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