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김영주 회장 내년 2·3월 임기 만료…경제계 관심
차기 상의 회장, 최태원 유력설 속 복수 후보 등장…높아진 위상 반영
전경련 회장도 내년 2월 임기 끝나지만 후임자 논의는 '아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윤보람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의 임기가 줄줄이 내년 초에 끝나면서 차기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계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정부의 강도높은 개혁안이 담긴 경제 관련 입법 추진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제단체장의 역할과 무게감도 여느 때보다 커지면서 과연 누가 새 수장을 맡을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5일 경제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현 박용만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가운데 벌써 자천타천으로 유례없이 많은 복수 후보군이 등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재계 3위의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재계 원로들로부터 차기 회장직 제의를 받았다고 알려진 가운데 LS그룹 구자열 회장과 셀트리온[068270] 서정진 회장 등이 공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측은 "현 회장단이 아직 특정 인물에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고 제의한 바 없고, 그럴 때도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후보로 부상한 최태원 회장이나 구자열 회장 측도 각각 "회장직 수락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거나 "회장직 자체를 검토한 바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상의 회장의 후보군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의 회장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말도 들려온다.
대한상의 회장에 관심이 커진 이유는 그간 재계, 특히 대기업을 대표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의의 위상이 현 정부 들어 추락한 사이 상의의 입지가 높아진 때문이다.
전경련이 현 정부 초기 공식 행사에 배제되며 '패싱 논란'을 겪은 반면, 대한상의는 각종 정부 행사에 초청받으며 경제계의 맏형으로 부상했다.
여기에는 박용만 회장이 다른 경제단체들처럼 재계의 이익만 일방적으로 대변하지 않는 차별화된 행보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재계에는 대한상의 차기 회장을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주는 대기업 총수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중·소 전체 상공인들의 모임인 대한상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한쪽(대기업)의 이익만 반영하는 총수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대한상의 회장은 그동안 추대 형태로 선임돼온 만큼 경선을 치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상의 회장은 서울시 상의회장이 겸임하기 때문에 서울상의 총회가 열리는 내년 2월이면 차기 회장도 사실상 확정된다. 그에 앞서 다음 달 말로 예정된 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1명이 추대되면서 회장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년 초에는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바뀔 전망이다. 현재 김영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말이면 만료돼 새로운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이 연임할 수도 있지만 역대 선례로 볼 때 연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무역협회 회장은 회장단이 내외부에서 복수의 적합한 인사를 추천받아 최종 후보를 추대한 뒤 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의결을 거쳐 임명된다.
협회 안팎에선 후임 회장으로 역시 고위 경제관료 출신의 선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내년 1월쯤 하마평이 나올 것으로 본다.
최근 10여 년간 무역협회 회장은 26대 이희범 회장(2006년 취임)을 시작으로 이번 30대 김영주 회장까지 모두 관료 출신 인물들이 맡았다.
김영주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과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도 다섯 번째 임기(2년)가 내년 2월 만료된다. 그러나 전경련 내부에서는 현재 다른 경제단체와 달리 아직 후임자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2011년부터 10년 가까이 최장수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데 2년 전에도 후임자 물색에 난항을 겪으며 연임을 결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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