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겨냥해 지지층에 결집 메시지…대선결과 관련 언급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우선주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 이후 공개활동 횟수를 확 줄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 전통에 따라 칠면조 한 마리를 사면해주는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미국을 위대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군 및 법집행 영웅들에게 사랑을 보낸다"면서 "미국우선주의는 사라져서는 안된다. 미국우선주의 말이다"라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겨냥한 말이다. 매티스 전 장관은 전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공동기고문에서 "미국 우선은 미국 혼자라는 뜻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우선주의를 제거하길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매티스 전 장관을 겨냥, "더 빨리 그를 잘랐어야 했다. 그가 없어진 뒤 최고의 일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장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우선주의의 강조는 미국우선주의 철폐를 공언한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내놓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회견을 통해 국무장관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의 인선을 소개하고 동맹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우선주의라는 표현을 직접 입에 올린 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에 거듭 종언을 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드문 시점이라면서도 여러 면에서 아주 좋은 때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거론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로 분투하는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결과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선결과에 불복하며 버티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정권이양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승복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내다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옥수수'라는 이름이 붙은 칠면조를 사면했다. 미국에는 추수감사절에 맞춰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칠면조 한 마리를 특별 사면하는 전통이 있다.
사면 행사는 1947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시작했고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1989년 백악관 연례행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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