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과 협력 위해 만장일치 절차 동의 가능성 예상…중국이 '변수'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차기 행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레이스에서 나이지리아 후보의 선출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바이든은 동맹들에게 자신의 세계 무역 어젠다를 보여줄 기회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대치 중인 WTO 리더십 문제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이 기사를 쓴 하야시 유카 기자는 WTO의 새 리더 선출을 둘러싼 교착 상태를 끝내는 일이 바이든 당선인이 할 수 있는 첫 조치 중 하나라고 지목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WTO 리더는 만장일치 표결로 정해진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나이지리아 후보에 동의함으로써 교착 상태를 끝낼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석은 원론적 전망으로, 바이든 당선인 본인이나 인수위 관계자를 상대로 확인한 공식 입장은 아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국제사회와 더 협력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는 점을 근거로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앞섰던 나이지리아 후보의 선출에 동의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변수는 중국이다. 만약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오르면 중국으로서는 사무부총장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WSJ은 전했다. 대륙별 안배 원칙상 아시아 출신 사무총장이 탄생하면 부총장직은 다른 대륙들에서 가져가야 한다.
바이든 당선인도 대중 강경책을 약속한 만큼 이런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부통령으로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역시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대한 편향적 결정을 문제삼아 WTO 상소위원 지명을 막아선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불공정한 대미 무역 관행에 반대하는 무역단체 '무역집행연맹'의 브라이언 폼퍼는 WSJ에 바이든 당선인이 만장일치 선출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이 다자주의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면 그게 더욱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 사무총장 문제 외에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일본 등의 동맹국들에 부과 중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바이든 행정부에서 폐지할 것으로 신문은 내다봤다.
또 과거 민주당 정부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제안한 내년 초 주요 20개국(G20) 긴급회의 개최 문제도 바이든 당선인이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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