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정적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 상황에서 체포됐던 미국 기업인들이 현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곧바로 수감됐다고 A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법원은 횡령과 돈세탁 혐의를 받는 정유업체 시트고(Citgo)의 미국인 임원 6명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8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렸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시트고는 베네수엘라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1986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에 인수됐다.
아직도 PDVSA가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이 PDVSA에 제재를 가하면서 시트고의 수익이 모기업 PDVSA로 넘어가는 것은 차단된 상태다.
수감된 미국인 임원들은 지난 2017년 카라카스의 PDVSA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당시 사장과 부사장 등이 포함된 6명 중 5명은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이들이고, 나머지 1명은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던 상태였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이들이 횡령과 돈세탁 등 비리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이들을 체포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에 이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가택연금 상태였던 이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과이도 국회의장이 만난 지난 2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인 국가정보원(SEBIN)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꼼짝없이 수감생활을 하게 된 이들은 AP통신에 손편지를 보내 억울함을 호소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고 미국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수감된 임원 중 한 명인 토메우 바델은 "재판을 통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내가 무고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수감사절에 가족들과 떨어지게 되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에 저항하는 과이도를 미국으로 불러들여 국정연설과 백악관에 초대하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마두로 정권을 향해서는 경고와 압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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