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자본금 5억→10억으로…이탈 잦은 수리조선소엔 경비 인력 2명 이상 의무배치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만 방역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외국인 선원의 무단 이탈사고가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가 항만 경비업체 지정 요건과 경비 인력 배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제항해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 20일부터 입법예고했다.
우선 외국인 선원 무단이탈 등 보안 사고가 잦은 부산항의 경우 경비·검색업무를 하는 민간업체를 지정할 때 기준이 되는 업체의 자본금이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된다.
이는 인천공항이나 김포·김해·제주 공항 등에서 경비업체 선정에 적용하는 기준과 같은 것으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업체를 통해 경비 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5∼8월 국내 무역항에서 무단이탈·도주한 외국인 선원 12명 중 부산 감천항에서 도주한 선원은 9명(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 광양항 2명(1건), 강원 동해 묵호항 1명(1건)으로 집계됐다.
새 시행규칙은 민간이 운영하는 수리조선소 중 최근 2년간 3회 이상 보안사고가 발생했거나, 보안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경비·검색 인력을 2년간 2명 이상 배치하도록 했다.
고장 등으로 수리가 필요한 선박은 길게는 몇 달씩 수리조선소에 계류하는데 이때 원칙상 하선이 금지된 외국인 선원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당초 수리조선소 중 영세한 업체가 많다는 이유로 경비인력을 1명만 배치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주었으나, 올해 외국인 선원 무단이탈 사고를 계기로 경비인력 기준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앞서 부산항 등에 대해 해경과 합동으로 하는 순찰을 강화하고, 부식하거나 노후한 시설에 대해서는 보강공사를 통해 보완 조치를 했다.
해수부는 입법 예고를 거쳐 내년 2월 개정된 시행규칙을 시행할 예정이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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