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화웨이 때려잡기 위한 것" 주장하기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반도체 공급 차단을 포함한 미국의 초강력 제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룽야오·榮耀)를 떼어 매각한 화웨이(華爲)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가 '깨끗한 이혼'을 제안했다.
27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현재 화웨이 최고경영자(CE0)인 런정페이는 최근 회사 내부에서 열린 '아너 송별식'에서 "아너와 화웨이가 이혼한 뒤 서로 질척대지 말아야 한다"며 "새로운 아너는 마땅히 화웨이를 경쟁 상대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런 CEO는 화웨이를 떠나는 아너 부문 임직원들에게 "가을바람이 불어 살구나무 잎에 노랗게 물들었는데 (화웨이의) 문을 나서면 더욱 차가운 한파가 불 것"이라며 "우리는 더는 당신들을 위해 풍우를 가릴 우산을 펴줄 수 없으니 잘 가고 부디 조심하라"고 말했다.
런 CEO는 아너 매각이 아너 판매상과 부품 공급상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의 생계를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화웨이 스스로는 단기간에 걸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겠지만 무고한 협력사 관계자들이 계속 고통받게 할 수는 없었다고 런 CEO는 말했다.
한편, 런 CEO는 미국 정부의 제재 목적이 화웨이를 없애버리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날로 심각해지는 미국의 제재를 겪으며 우리는 미국의 일부 정치인의 목적이 화웨이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때려죽이는 데 있다는 것을 결국 명백히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 17일 아너 부문을 분할해 선전(深천<土+川>)시 즈신(智信)신정보기술에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즈신(智信)신정보기술은 선전시 정부가 주도해 설립한 회사로 전자제품 판매 업체 쑤닝 등 아너 판매상들도 참여한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인 아너 브랜드를 매각하게 된 것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돼 계속 강화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등 통신 장비에서 스마트폰 등 소비자 가전에 이르는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에 지장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서 떨어져나온 '신 아너'를 화웨이와 관계가 무관한 회사로 간주해 기존 제재를 풀어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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