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너포트·조지 파파도풀로스·릭 게이츠 등 전 대선 캠프 인사 거론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 백악관을 떠나기 전 측근을 대거 사면할 수도 있다고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면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25일 사면하자 임기 막판 '사면 행진'의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플린 전 보좌관은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스캔들로 수사받는 과정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허위 진술한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텔레그래프는 추가 사면 대상으로 러시아 스캔들과 연루돼 유죄가 인정된 측근 인사들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진행한 이 수사를 민주당이 정파적으로 밀어붙인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면서 정당성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2016년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와 캠프 외교정책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트럼프 대선 캠프 외교정책 고문, 릭 게이츠 선대 부본부장이 막판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이츠 전 부본부장은 뉴욕타임스에 "대통령은 그를 위해 일한 우리가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잘 안다"라고 말하고 "그가 사면을 단행한다면 이런 점을 고려하길 희망한다"라고 기대했다.
파파도풀로스 고문도 "사면을 바라진 않지만 그렇게 된다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 모금액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퇴임 전 측근을 사면을 단행하는 일은 드물지는 않다.
텔레그래프는 측근 사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뒤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 대비해 '셀프 사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플린 전 보좌관을 사면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맷 개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대통령은 플린뿐 아니라 본인부터 그의 행정부 인사까지 모두 사면해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연루된 범죄 사건과 관련해 퇴임 전에 '선제적으로' 사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헌법적 규정은 분명치 않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셀프 사면' 한다면 연방대법원의 유권 해석이 있어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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