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필리핀, 아스트라제네카와 도장 찍어
말레이시아, 동남아 최초로 화이자와 계약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동남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8일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전날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2천6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맺었다.
전체 2억 달러(약 2천210억원) 규모로, 1천3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태국 인구는 약 6천900만명이다.
태국 정부는 내년 중순께 백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서명식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개발에서 매우 높은 진전을 이뤘다"면서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태국은 이미 지난달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측과 자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생산 기술을 전수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천900여명 수준이다.
같은 날 필리핀의 30여개 업체도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최소 26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업체들은 이 중 대다수는 정부의 백신 프로그램에 제공하고, 나머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AP 통신이 업체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추가 100만 회 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필리핀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2만5천 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8천200여 명에 달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지난 23일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효과가 90%,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였다.
투약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른 원인을 모른다고 연구진이 입장을 밝히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전날 추가적인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1천280만 회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은 동남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면역 효과가 95%라는 3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온다습하고 외떨어진 섬이 많은 동남아 지역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히딘 빈 모하마드 야신 총리는 "백신 접종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코로나19에 더 감염되기 쉬운 고위험 그룹이 우선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리 자말루딘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은 이번 계약과 함께 별도 진행 중인 코백스(COVAX)와의 협의를 통해 내년 초까지 3천200만 명 인구의 약 30%에 접종할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코백스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목표로 추진하는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다.
말레이시아는 약 6만2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30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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