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IT·바이오 고른 선전에 활력 찾는 수출

입력 2020-12-01 12:14   수정 2020-12-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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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IT·바이오 고른 선전에 활력 찾는 수출
총수출·일평균 수출, 2년 만에 동반 성장
12월 전망도 긍정적…연간 무역액 1조 달성은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달 한국 수출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에 더해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분야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정부는 미국 신(新)정부 출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 활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 11월 수출 다시 반등…IT·자동차 등 선전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어 한 달 만에 증가세를 회복했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9월에 7.3% 증가한 뒤 10월에 3.8% 감소로 전환한 바 있다.
11월 수출이 개선된 데는 주력 품목과 주요 시장에서의 회복세가 크게 작용했다.
15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16.4%), 디스플레이(21.4%), 무선통신기기(20.2%), 이차전지(19.9%), 가전(20.3%), 컴퓨터(5.6%), 바이오헬스(78.5%), 자동차(2.1%), 차부품(6.5%), 선박(32.6%) 등 10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 품목 수는 2019년 이후 가장 많다.
특히 비대면 경제 확산 효과로 IT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수출이 플러스인 10개 품목 중 6개가 IT 관련 품목이다.
반도체는 5개월 연속 증가한 동시에 3개월째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는 최근 부진을 만회하며 수출액과 증감률이 모두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는 1년 만에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수출액 기준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에 석유제품(-50.6%)과 일반기계(-7.0%), 철강(-4.6%), 석유화학(-8.3%), 섬유(-6.3%)는 뒷걸음질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4대 시장의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3년 만에 동시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총수출 증감률은 중국이 1.0%, 미국 6.8%, EU 24.6%, 아세안 6.4%다. 이들 4개 시장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66%를 차지한다.

◇ 총수출·일평균 수출 동반 증가…수출단가도 상승
정부는 여러 지표로 봤을 때 수출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먼저 11월은 조업일수가 0.5일 적었음에도 총수출이 늘었다. 조업일수 부족에도 총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32개월 만이다.
일평균 수출도 6.3% 늘어 2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증가한 것은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월 연속으로 총수출액 400억달러 이상, 일평균 수출액 19억달러 이상을 달성했다"며 "최근의 수출 회복 모멘텀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기 간 비교에서도 4분기 수출(10∼11월)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의 직접 영향을 받은 2분기 이후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수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우리나라 수출이 질적인 면에서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지고 신성장동력 품목이 선전했다는 것이다.
11월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 올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인 동시에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92.2%), 전기차(23.3%), MCP(멀티칩패키지·11.3%), 의료기기(80.4%) 등 고부가가치 품목들의 수출단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7대 신수출 성장동력 품목인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화장품, 농수산식품, 플라스틱제품, 정밀화학원료, 로봇의 수출도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는 월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화장품은 11월 누계로만 이미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 12월 전망도 '긍정적'…바이든 정부 출범·코로나 재확산은 변수
정부는 12월 역시 수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2월은 조업일수가 하루 많아서 11월보다 여건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2월에도 플러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신정부 출범, 코로나19 확산세 등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 실장은 "바이든 정부가 아직 출범 전이라 예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친환경 수요 확대가 우리에게 상당한 기회 요인이 되는 반면 환율이나 유가 변동은 리스크가 될 수 있어 향후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선 "아직 특별한 영향은 없고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나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계속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올해 연간 무역액 1조달러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과 동시에 수입도 함께 늘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세계 교역 여건이 악화한데다 저유가로 인해 실적이 예년만 못한 탓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12월은 보통 수입액이 가장 큰 달이기도 하고 여러 변수가 남았으므로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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