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文정부가 중국에 우리나라 원전 기술 넘겼다?

입력 2020-12-02 12:02  

[팩트체크] 文정부가 중국에 우리나라 원전 기술 넘겼다?
中, 원전기술 美·佛서 들여와 자체 개발…한국형원전 도입은 없어
'시공·운영·정비' 등 관련 기술 對中수출 사례 있으나 현정부선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중국이 자국 기술로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 '우리(한국) 정부가 에너지전환(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원전 기술을 넘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회원 수가 136만여 명에 달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재인이 우리나라 원전 기술 중국에 다 퍼준 것 아시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3세대 원전 기술 '화롱(華龍) 1호'를 이용한 원전으로 전력생산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게재하며 이와 같은 주장을 폈다.
이 게시물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탈원전으로 대한민국 60년 원전 기술이 중공으로 넘어갔다.", "우리는 탈원전하고 중국에서 전기를 사서 쓰자는 것"과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게시물이 인용한 '중국형 원전' 가동 소식 기사에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이 잇따랐다.
◇ 중국, 美·佛 등서 원전 도입해 기술 개발…韓원전 수입은 없어
그러나 중국 원전은 우리나라 기술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일 세계원자력협회(WNA)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은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등으로부터 원전 기술을 도입해 이용 중이며, 최신 기술이라 할 수 있는 3세대 원자로 모델로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과 프랑스 아레바의 EPR을 각각 들여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8년 펴낸 '중국 원자력 정책 및 연구개발 현황' 보고서를 보면, 당시 기준으로 중국내 원전 38기가 가동 중이었는데 이 중 36기가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경수로 노형이나 프랑스(M310), 러시아(VVER1000)의 모델이었고 2기는 캐나다(CANDU6)의 중수로 노형이었다.
특히, 이번에 중국이 성공적으로 가동했다고 밝힌 3세대 원전 화롱 1호(HPR1000)는 프랑스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 국영기업 중국핵전집단공사(CGN)와 중국 광핵그룹(CGNPC)이 설계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원전의 원천기술은 프랑스가 기본이며, 우리가 제공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 '한국형 원전' 수출 사례는 UAE가 유일…현 정부 출범후 관련 기술 對중국 수출 '0'
'한국형 원전'의 해외 진출은 2009년 3세대 가압경수로인 APR1400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이 유일하다.
APR1400은 한국이 1992년부터 10년간 약 2천300억원을 들여 독자 개발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신고리 3·4·5·6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이 노형으로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중국으로는 원전 원천기술이 아닌 원전 시공이나 운영·정비 기술 수출이 간간이 이뤄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4년 발전소 수요기기를 자동제어하는 설비인 제어용 전산기의 운영 및 정비 기술을 중국 저장(浙江)성 친산(秦山) 원전에 수출했으며, 2015년에는 중국 광동화전공정총공사(GPEC)와 광둥(廣東)성 양장(陽江) 원전의 건설 기술지원 용역을 체결한 바 있다. 2016년에는 중국 CGN의 자회사와 건설기술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는 한수원이 슬로베니아와 루마니아의 원전 기자재 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등 관련 기술 수출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체코와 폴란드 신규 원전 수주 노력도 진행 중이지만 대(對)중국 원전 관련 기술 수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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