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 아카데미' 여주인공 바냐 그대로 맡아
SNS 통해 트랜스젠더 고백…"그(he)로 불러달라"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정윤섭 특파원 = 청순한 이미지의 할리우드 스타 엘런 페이지가 1일(현지시간) 남성으로 성전환 사실을 공개했지만, 현재 촬영 중인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여주인공 역할은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인기 미국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한 제작진은 페이지가 여주인공 바냐 하그리브스 역할을 계속 맡을 예정이며, 바냐의 성별을 바꿀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페이지의 이름이 엘런에서 엘리엇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관련 자료들도 모두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페이지의 커밍아웃으로 '엄브렐러 아카데미'와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될지, 그가 어떤 배역을 맡을지 많이 어리둥절해야 했다.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페이지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남성 성전환자임을 고백하면서 자신을 '엘리엇 페이지'로 불러달라고 공개 선언했다.
페이지는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며 "나를 가리키는 대명사는 '그'(he)이고, 내 이름은 엘리엇"이라고 밝혔다.
페이지는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내가 트랜스이고, 이상하다는 점도 사랑한다"면서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학대와 괴롭힘에 노출된 트랜스젠더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이지는 2014년 자신이 여성 동성애자임을 공개했고, 2018년에는 8살 어린 여성 안무가 엠마 포트너와 결혼하면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은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이지는 이어 이번 커밍아웃을 통해 남성 트랜스젠더라고 공개하면서도 자신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그' 뿐만 아니라 '그들'(they)이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페이지의 성적 정체성이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캐나다 출신인 페이지는 영화 '인셉션'과 '엑스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슈퍼히어로물인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리즈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2007년 개봉한 영화 '주노'에서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되는 10대 임산부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jamin74@yna.co.kr
dae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