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내년초 착수 계획 앞당겨…서방 백신 긴급사용 승인 자극 받은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다음 주부터 시작하라고 2일(현지시간) 당국에 지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산하 의료센터 개소식에 화상으로 참여해 코로나19 대처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다음 주 말에 대중 접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에게 지시했다.
푸틴은 "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 자체 개발)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이미 200만 회분 이상 생산됐거나 아니면 향후 며칠 내로 생산될 것이다. 이는 우선 2개 위험군인 의사와 교사들에 대한 대규모 접종을 시작할 가능성을 제공한다"면서 이같이 명령했다.
푸틴은 골리코바 부총리가 '다음 주에 준비되는 대로 보고하겠다'고 답하자 "보고하지 말고 (곧바로) 대중 접종을 시작하라. 우선 일부터 하자"고 재차 지시했다.
러시아는 당초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일반인 대상 대규모 접종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앞서 이날 영국 정부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하고, 다른 서방 개발 백신도 조만간 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도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을 서두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공식 승인(등록)했다.
하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는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에 앞서 1상과 2상만 마친 뒤 곧바로 승인하면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러시아는 모스크바 주민 자원자 4만 명을 대상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등록 후 시험'(3상 시험)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의료진과 교사, 군인 등 감염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도 소규모로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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