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날 폼페이오의 900명 초청 연말파티…미 '내로남불' 확산

입력 2020-12-03 11:42  

물러날 폼페이오의 900명 초청 연말파티…미 '내로남불' 확산
민주당 선출직들도 줄줄이 호화 파티·가족 모임
코로나 방역 수칙 강화 속 "오만과 위선" 비판론 비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고위 공직자들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대놓고 위반하거나 무시하는 행태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연말 모임을 자제하라는 보건당국의 권고를 외면한 채 오는 15일 국무부 청사 8층 연회장인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외빈 900명을 초청해 연말 파티를 열기로 했다.
'디플로머시 앳 홈 포 더 홀리데이'(Diplomacy at Home for the Holidays)라고 명명된 이 행사에는 워싱턴DC에 근무하는 외국 외교관들과 그 가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6일에는 180개국 외국 대사 부부를 초청해 리셉션을 개최한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캠 핸더슨 국무부 의전장이 주재하는 '홀리데이 오픈 하우스' 파티도 가질 예정으로, 이 행사에 초청된 외교사절단은 자녀와 함께 백악관과 대통령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를 둘러보게 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잇따른 연말 파티 계획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대면 행사 자제령을 내린 직후에 공개돼 내로남불 논란을 촉발했다.
국무부는 지난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직원들에게 연말 외교행사와 파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도록 권고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한 국무부 관리는 WP에 "워싱턴DC 보건당국은 실내 모임을 10명 이내로 제한했는데 장관의 연말 파티에는 왜 방역 수칙이 적용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파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이 적용된다고 해명했지만, 다과와 음료가 허용되는 행사장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질 리가 없고,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이언 립킨 감염면역센터 소장은 "이러한 실내행사는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연말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된 것과 비교하면서 "국무부의 연말 파티는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이라고 질타했다.



곧 물러날 국무장관의 연말 파티 계획으로 워싱턴 정가가 시끄러운 가운데 서부에선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이 잇따라 내로남불 행렬에 동참해 빈축을 샀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 샘 리카도 새너제이 시장, LA 카운티 행정책임자 실라 쿠엘 수퍼바이저는 최근 코로나 방역수칙을 어기고 호화 파티와 가족 모임을 가졌고, 식당 이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브리드 시장은 지난달 7일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의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인원 제한 기준을 무시하고 현지 사교계 명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것이 들통났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방역 수칙을 어기고 로비스트 생일 파티 행사에 참석해 문제가 됐던 그 고급식당이었다.



또 시민들에게 추수감사절 가족 모임 자제를 촉구했던 리카도 시장은 지난달 25일 일가친척 8명과 가족 모임을 가진 것이 드러나면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쿠엘 수퍼바이저는 실내외 식당 식사를 금지한 LA 카운티의 행정명령을 어기고 버젓이 산타모니카 식당을 찾았다가 빈축을 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캘리포니아 일부 민주당 공직자들이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오만과 위선을 보였다"고 질타했고, CNN방송도 "일부 민주당 정치인 무리가 위선의 산사태에 직면했다"고 꼬집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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