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이아 위성 '관측 자료 3차분…2025년까지 관측 지속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이 수집한 20억 개에 달하는 우리 은하의 항성 정보를 담은 가장 상세한 카탈로그(목록)가 3일 공개됐다.
지난 2013년 12월에 발사된 가이아 위성은 우리 은하 항성의 위치와 움직임, 광도, 색깔 등을 관측해 왔으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카탈로그는 이전에 공개된 것을 더욱 상세화하고 대상도 20억개 가까이로 늘렸다.
가이아 위성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제2점(L2)에서 항성들을 관측해 왔다. 태양에서 직선 방향으로 지구 뒤 약 150만㎞ 지점에 있는 L2에서는 위성이 안정적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가이아는 지속해서 하늘을 훑듯이 관측하고 관측 위치에 따라 항성의 위치가 변하는 것을 계산해 항성과의 거리를 산출한다. 이른바 '시차(視差·parallax) 방식'으로 항성과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우리 은하 항성들의 3차원(3D) 지도를 제작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있다.
앞서 두 차례 공개된 자료에는 각각 200만 개와 16억 개의 항성 위치 정보가 담겼으며, 이번에 공개된 3차분 초기 자료에는 항성이 거의 20억 개로 늘어나고 위치 정보도 훨씬 더 정확해졌다.
가이아 위성은 항성과의 거리 측정 이외에 항성의 광도 변화와 항성의 위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변하는 '고유운동'을 추적하고, 별빛의 분광 분석을 통해 항성의 화학적 성분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특히 태양에서 326광년 이내에 있는 가까운 항성 30만 개에 관한 고정밀 측정치가 포함돼 있다.
과학자들은 이 자료를 이용해 160만 년 뒤 항성의 위치 변화를 예측했으며, 태양계가 은하 궤도를 돌면서 가속 중인 것도 확인했다.
태양계의 가속은 원 궤도를 가진 행성계에서 예상되던 것으로, 연간 초속 7㎜씩 은하 중심을 향해 가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태양계가 초속 230㎞로 은하 궤도를 도는 것과 비교할 때 미미한 것이다.
가이아 위성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온 가이아 '데이터 처리·분석 컨소시엄'(DPAC)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임브리지대학 천문학연구소의 플로어 밴 레이우엔 박사는 "가이아는 수천광년 밖에 있는 항성 수억 개의 거리를 2천㎞ 밖에서 머리카락 굵기를 잴 수 있는 정확도로 측정 중"이라면서 "이 자료들은 천체물리학의 근간으로 우리 은하의 기원과 미래에 관한 중요한 의문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했다.
당초 5년 활동을 목표로 발사된 가이아 위성은 적어도 2022년까지 관측을 계속할 예정인데, 이후에도 2025년까지는 연장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이아가 최종적으로 내놓는 카탈로그는 20억개 이상의 항성 정보를 담고있을 뿐만아니라 항성 위치 정확도는 1.9배, 항성 고유운동 정확도는 7배 더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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