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옹호하는 '비둘기파'…레임덕 기간 연준이사 인준은 사상 처음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크리스토퍼 월러(61)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가 미 의회 인준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이사 후보로 '코드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주디 셸턴(66) 이사 후보의 인준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미 상원은 3일(현지시간) 월러 후보의 인준안을 찬성 48표, 반대 47표로 가결했다. 공화당에서는 랜드 폴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지만 인준안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11월 대선 패배에 따른 레임덕 기간에 상원이 연준 이사를 인준한 것은 역대 최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워싱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월러는 노터데임대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맡아 연구활동을 책임졌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지난해 6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단지 인상을 위한 (금리)인상을 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다"며 저금리 기조를 옹호한 바 있다.
그는 연방정부가 단기간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통화정책을 남용하는 것을 막으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글을 기고한 적도 있다.
월러 이사의 인준안 통과는 공화당의 상원 우위에도 불구하고 임기 내내 연준 이사 임명에 애를 먹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모처럼 기분좋은 소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무어, 허먼 케인, 마빈 굿프렌드, 넬리 량 등이 각자 논란 끝에 자진 낙마 또는 인준안 부결로 물러났다.
그러나 월러 후보와 함께 지명한 셸턴 후보가 상원 문턱을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CNBC방송 등이 진단했다.
셸턴 후보는 과거 금본위제를 옹호하고 연준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몸담은 뒤 갑자기 저금리 옹호자로 돌변, 정치적 코드 인사라는 비판에 휩싸인 인물이다.
지난달 17일 셸턴 후보에 대한 상원의 토론종결 절차투표는 찬성 47표, 반대 50표로 부결된 바 있다.
이미 공화당 의원 2명이 셸턴 후보를 공개 반대하는 가운데 11월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된 마크 켈리(민주·애리조나) 상원의원이 공식 취임하면서 셸턴 후보의 인준안 통과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이 우세하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내년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퇴임일 전까지 셸턴 후보의 인준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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