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참의장, 한국 등 미군 상시주둔 재검토 필요성 주장(종합)

입력 2020-12-05 00:18  

미 합참의장, 한국 등 미군 상시주둔 재검토 필요성 주장(종합)
동반가족 위험 높이는 구시대 잔재 규정…"열의 많지 않지만 필요" 개인의견
"해외주둔 강력 지지하나 순환·일시주둔 선호"…신속기동군화 강화 염두 해석도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류지복 특파원 =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3일(현지시간) 한국과 걸프 지역을 지목하며 미군의 해외 상시주둔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시주둔시 해당 지역에 함께 간 가족이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을 동반하지 않는 순환배치를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상시주둔보다는 순환배치에 비중을 둠으로써 미국 본토의 병력과 장비를 유사시 필요한 지역으로 차출하는 미국의 '신속기동군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발언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해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비공개석상에서 주한미군 감축 내지 철수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지만, 그는 일단 개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이날 미 해군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 미래의 전쟁을 주제로 발언하던 중 전쟁이 아닐 때 군대는 해외에서 더 선택적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밀리 의장은 자신이 미군의 해외주둔을 강력히 지지하지만 상시 주둔보다 순환적이고 일시적인 주둔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가 크고 상시적인 미군 해외기지들은 순환부대가 들어가고 나오는 데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에 미군 부대를 상시적으로 포진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심각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시주둔의 경우 단지 주둔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미군 가족을 고위험 지역에 취약한 상태로 남겨둘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위험에 처할 수 있는 해외로 미군의 가족을 보내는 관행에 대해 더 체계적이고 엄격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엄격하고 엄격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부분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역들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해군 5함대의 본부가 있는 걸프지역의 바레인, 미군 2만8천500명과 그들의 가족이 있는 한국을 사례로 거론했다.
한국과 관련해 만약 북한과 무력충돌이 발생한다면 "비전투원인 미군의 가족들이 상당한 규모로 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며 "내 생각에 우리는 해외에 기간시설, 상시적인 기간시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가족이 아닌 미군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면서 이는 미군 임무의 일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 문제 등을 담당했던 랜덜 슈라이버 전 국무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한국정부는 한국에서 미군 가족을 철수할 어떤 결정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는 대중과 국가안보 전문가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밀리 의장이 중동에서도 미군이 지난 20년가량 전쟁에 관여했고 동반 가족이 없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곳에선 현재 미군 감축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밀리 의장은 자신의 견해가 실현되는 데 필요한 동력이 미국 내에 충분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상황도 함께 설명했다.
밀리 의장은 "솔직히 내가 방금 말한 것을 실행하려는 열의가 많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동반 가족이 있는 큰 기지를 포함해 해외 인프라에 관한 국방부 정책을 변화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한국에 군인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을 갑자기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북한은 충돌을 위한 미국의 준비태세가 커진 것으로 여길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국경지대에서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미군의 1인자인 밀리 의장은 2019년 9월 취임해 4년 임기 가운데 2년째를 보내고 있다.
AP통신은 밀리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으로 정권이 이양되고 국방부 장관도 바뀌는 전환기에 미군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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