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승진 3년 만에 최대…이재용 체제 강화하고 성장동력에 힘 실어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4일 큰 규모의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하며 '뉴삼성'으로 전환하는 미래 동력을 강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등 대내외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성과가 있으면 보상한다는 원칙을 톡톡히 확인했다.
이건희 회장이 10월 말 별세한 이후 완전히 '홀로서기'한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미래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 따르면 승진자는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등을 비롯해 총 214명이다. 임원 승진은 2017년(221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2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단 교체는 소폭으로, 이날 임원인사는 큰폭으로 단행하며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했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이나 연차 등과 상관없이 성과가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승진시키는 '발탁인사'가 25명으로 최대 수준이었다.
발탁승진은 2017년 5월 8명, 2017년 말 13명, 2018년 말 18명, 올해 1월 24명, 그리고 이번에 2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표적인 발탁승진 임원은 부사장 승진자인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이준희 네트워크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이다.
이기수 부사장은 비스포크 냉장고, 그랑데 AI 세탁기 등 시장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는 소비자 가전을 개발한 주역으로, 전무가 된 지 2년 만에 초고속으로 부사장이 됐다.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생활가전사업부 출신 사장이 배출된 데 이어 이기수 부사장도 승진하며 코로나19를 뚫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생활가전사업부를 보상한 셈이다.
이준희 부사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상용화를 주도하며 올해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로 발탁 승진됐다.
부사장 승진자는 31명에 달하며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회사 측은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취지로 외국인과 여성에 대한 승진 문화를 확대하는 기조도 유지하며 외국인·여성 신임 임원은 10명이었다.
이번에 상무가 된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이윤경 상무는 1979년생으로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신임 임원 기록을 세웠다.
신임 외국인·여성 임원 외에도 한상숙 VD사업부 서비스 비즈니스팀 부팀장,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그룹장, 스틴지아노 미국 CE 비즈니스장 부사장 등이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지난해 여성 임원 2명을 최초로 승진시킨 데 이어 올해도 여성 2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W) 우수 인력을 21명이나 승진시키며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했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뒤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사장단·임원 인사로 삼성전자는 '뉴삼성'으로의 변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내외 환경 악화 속에서도 성과주의 원칙을 확인하며 일선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조만간 발표될 조직개편까지 완료되면 변화·쇄신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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