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차기 미국 행정부에 관계복원 신호 보낸 것"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향해 "협력 만이 양국의 유일하고 정확한 선택"이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4일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추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연구센터 연례 총회 연설에서 "미중이 협력하면 상호이익이고 싸우면 모두 손실을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추이 대사는 "건강하고 안정된 미중관계가 없으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는 안정될 수 없고, 글로벌 거버넌스도 효과적일 수 없다"면서 "미중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유지하려면 철 지난 사고를 버리고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중 간에는 늘 차이가 있으며, 그중 대부분은 세계적인 다양성의 일부다. 어떠한 차이도 냉전·열전 등 대항과 전쟁의 이유가 안 된다"면서 상호 존중과 이해를 강조했다.
그는 "제로섬 게임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서로 다른 국가·문명 간의 의심과 원한을 선동하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면서 "새로운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신형 국제관계와 인류 운명공동체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에는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면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선택에 달려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추이 대사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미국 행정부를 향해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을 위한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해 중국은 여러 차례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고, 이제 미국 측이 진정성을 보일 차례라는 것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협력을 요청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관행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지난 4년간 양국 관계가 파괴된 만큼 이번은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세계 경제회복,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 신속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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