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 중 절반이 최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들 10종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48.0%로 집계됐다.
1위 삼성전자부터 10위 기아차에 이르는 시총의 합(865조2천억원)이 전체 시총(1천802조3천억원) 절반에 육박한 것이다.
일별 기준으로 2005년 이후 상위 10종목 비중이 48%에 오른 건 코로나19 패닉 장세를 연출했던 지난 3월 24일(48.6%)에 이어 두번째다.
10종목 비중은 지난해 말(42.1%)에 비하면 5.7%포인트가 올랐고, 2018년 말(35.5%)에 비하면 무려 12.5%포인트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 10월 말에는 45.7%였는데, 한 달여 만에 2.3%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이들 종목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표] 코스피 시총 상위 10종목 비중 추이
(단위 : 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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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 │ 상위 10종목 시총 │전체 시총 │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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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 865.2 │ 1,802.3 │ 48.0% │
├────────┼─────────┼─────────┼────────┤
│20-10-30│ 682.6 │ 1,492.7 │ 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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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30│ 598.0 │ 1,421.5 │ 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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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8│ 462.7 │ 1,301.0 │ 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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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8│ 606.8 │ 1,548.0 │ 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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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구성 종목 시가총액 합계(우선주 등 제외)
※ 한국거래소 자료
11월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6조5천억원으로, 이는 대부분 시총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를 이 기간 1조7천억어치 사들였고 SK하이닉스[000660]를 1조2천억원어치, LG화학[051910]도 1조7천억원어치 각각 매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은 각각 1천300억원어치와 셀트리온 3천300억원어치를, 현대차[005380]와 삼성SDI[006400]도 각각 1천200억원어치와 3천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상위 10개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5조8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매수금액의 89%에 달한다.
이에 상당수 종목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가 지난 4일 7만1천500원에 마감하면서 '7만원 시대'를 열었고, SK하이닉스는 11만5천원에 장을 마치며 역시 새로운 고점에 올랐다.
LG화학은 지난 3일 84만6천원에 마감하며 신고가를 썼고, 셀트리온[068270]은 사상 처음 38만원까지 치솟으며 40만원도 넘보게 됐다.
삼성SDI는 지난달 24일 처음 55만원을 넘어 55만2천원에 마감했고, 현대차는 19만6천500원까지 상승하며 2014년 9월 이후 6년여 만에 20만원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위기 상황 이후 주식시장은 과점화 현상이 늘 발생하는데 우리 시장도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며 "특히, 선진 시장화할수록 대표 산업의 대표 기업들 비중이 커진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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