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된 지금이 기업구조조정 적기…채권은행은 단기 성과 집착 말아야"
라임 사모펀드 판매 은행 제재심 시기 관련해선 "내년 2월 돼야 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7일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 축사에서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원이 종료될 때 잠재 부실이 일시에 현재화하는 절벽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원장은 "국내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의 비중이 작년 14.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저금리 기조에 기대 (한계기업들이) 장기간 연명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 부채 규모가 30경원을 돌파해 이른바 '부채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부채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확산으로 사업구조 전반이 크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의 사업구조 전환 및 재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현시점이야말로 효과적 기업구조조정 전략을 수립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끝까지 버티면 살아남았던 과거 고성장 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조기 구조조정을 통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 원장은 "채권은행 중심의 그간의 재무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재무위험보다 사업위험이 더 중요해진 만큼 채권은행은 '건강검진' 역할에 주력하고 구조조정은 전문가인 시장 플레이어에게 맡겨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채권은행은 더 이상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업 선별 기능을 강화해 선제적 구조조정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한편, 기업 부문 위험이 금융 부문에 전이되지 않도록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때로 많은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라면서도 "질서 있는 퇴장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면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장은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 개최 시기를 묻자 "(내년) 2월쯤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은행권과 결산 배당 축소 방안을 협의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같은 것을 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 우선 점검하고 그에 따라서 은행권과 협조해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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